영업이란 무엇인가? (1)
이홍열
영업이란 무엇일까?
오늘은 제가 마음을 잡고 그 동안 제가 꾸준히 해왔던 이야기들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아마 한 번에 끝나지 않을 듯 합니다.
✅ 영업과 세일즈
우선 영업과 세일즈입니다. 영업과 세일즈는 같은 말일까요? 다른 말일까요? 각자의 의견은 있겠지만, 저는 다른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일즈는 영어로(이미 sales 영어지만) selling 이라고 합니다. 즉, 파는 겁니다. 계약하는 겁니다. 매출을 내는데 직결되는 활동을 말합니다. 이 세일즈는 이미 본인이 판매해야 하는 상품/제품/서비스가 결정되어 있습니다. 고객과 시장, 가격도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본인은 열심히 세일즈 활동에 집중하면 됩니다.
반면에 영업은 영어로 Business라고 합니다. 즉, 사업활동입니다. 시장탐색, 타깃고객설정, 제품기획, 가격결정, 잠재고객발굴, 계약, 수금, claim 처리 등 이 모든 게 영업활동입니다. 즉, 세일즈를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러면 세일즈보다 영업활동이 더 우월한 활동인가 하면, 그건 아닙니다. 그냥 각자가 하는 활동이 다를 뿐입니다.
여러분 회사에는 세일즈팀이 있나요? 영업팀이 있나요?
✅ 대한민국 영업 VS 서양의 영업
요즘 많은 분들이 블로그나 링크드인에서 서양의 세일즈와 관련된 표현을 남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싫어합니다. 과연 저 분들은 무슨 생각으로 저런 표현을 아무 꺼리낌 없이 쓰는지 저는 아직 모릅니다. 그렇다고 그 분들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아무런 비판 없이 그저 세일즈포스가 쓰는 용어니까, 잘 나가는 CRM 스타트업들이 쓰는 용어니까 그 용어를 배워서 쓰는 것이라면 재고하기를 바랍니다. 서양의 영업과 대한민국의 영업환경은 명백히 다릅니다 서양 고객과 한국 고객의 인식과 행동은 많이 다릅니다. 서양에서의 영업과 한국에서의 영업은 그 뿌리부터 줄기까지 같은 게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가장 기초가 되는 표현에 있어서 저는 모든 영업하시는 분들이 다시 한 번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단어와 표현부터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 잠재고객 VS 리드
요즘 많은 분들이 잠재고객을 리드라고 표현합니다. 저처럼 조금은 숙성된 사람은 잠재고객이라는 표현을 더 좋아합니다. 저는 예전 표현이 익숙해서 리드라는 표현 대신에 잠재고객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습니다. 그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리드(lead)는 무엇인가요?
아마 주로 이끌다, 끌어당기다라고 알고 계실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리드(leads)를 이렇게 알고 계신데, leads(lead의 복수형)에는 자석이라는 개념도 있습니다.
제가 이 단어를 엄청 싫어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자 영업을 모르는 사람들한테 리드가 어떻고 저떻고 이야기를 하면 그 분들이 리드가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을까요? 없습니다.
✔️영업의 기본은 고객이 알 수 있는 단어와 표현으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고객이 모르는 용어를 남발하는 이런 단어가 저는 싫습니다.
✔️leads는 자석입니다. 사람이 아닙니다. 즉, 서양에서는 고객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이건 제가 영어를 잘 모르니 틀렸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잠재고객발굴이라는 표현에는 이미 고객을 사람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업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입니다. 그런 고객을 leads라는 자석으로 보는 그 근본적인 인식부터 저는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 Discovery Call (디스커버리 콜)
찾아보시면 그냥 콜드콜입니다. 콜드(cold)라는 표현을 아시나요? cold에는 푸대접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예전 오성식의 굿모닝팝스에 보면 cold라는 표현에 대해서 왜 "푸대접"이라는 뜻이 생겼는지 잘 나옵니다. 즉, 손님이 왔지만 차갑게 식은 음식을 줘서 푸대접이라는 의미가 있다는 뜻입니다.
Discovery Call은 멋있게 표현했지만 결국은 콜드콜이고, 결국 이것도 좋게 포장해서 그렇지 스팸전화입니다. 그리고 영업활동도 아닙니다. 콜드콜만 하는 조직과 사람을 우리는 "텔레마케팅팀", "텔레마케터"라고 합니다. 마케팅입니다. 세일즈나 영업이 아닙니다. 세일즈나 영업은 고객을 귀찮게 하는 이런 활동을 극혐합니다.
여러분들은 하루에도 수 십통씩 받는 스팸문자, 스팸메일, 스팸전화를 친절하게 응대하시나요? 아마 태반의 분들이 짜증낼 겁니다. 고객이 짜증나는 행동을 매일 반복적으로 한다? 이게 무슨 Discovery Call인가요? 그냥 본인을 위로하는 말이지 그냥 스패머일 뿐입니다. 제발 이런 거 하지 마세요!!! 솔지히 이런 거 볼 때마다, 강남역에 밤마다 오토바이로 유흥업소 전단지 뿌려서 길가는 사람들 눈살 찌푸리게 하는 행위와 뭐가 다른 지 모르겠습니다.
✅ 영업자동화(sales automation)
저는 이 말도 엄청 싫어합니다. 이거는 영업을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나 쓸 수 있는 말입니다. 영업자동화? 혹시 마케팅 자동화를 영업자동화로 헷갈린 게 아닌가요? 자동화라는 말이 성립이 되려면 규격화, 표준화가 필수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고객과 고객사 중에 같은 사람과 회사는 단 한 명, 단 한 개의 회사도 없습니다. 모두가 다릅니다. 그런데 어떻게 자동화를 하겠다는 거죠? 이메일 대량으로 보내면 그게 자동화인가요? 고객문의에 챗봇이 답변해 주면 그게 자동화인가요? 아니면 고객이 퍼널대로 움직이고, 그걸 자동화처리해 주면 그게 자동화인가요?
다 말도 안되는 헛소리입니다. 그렇게 자동화가 가능하면 본인들이 만든 영업자동화툴로 사람 개입 없이 영업을 해서 성과를 내면 제가 인정하겠습니다.
제가 아는 대학선배형의 회사는 딸랑 3명입니다. 그렇지만 연매출액이 200억이 넘습니다. 죽도록 고객 만나서 일합니다.
제 친한 사장님은 중학교 졸업이지만 열심히 하셔서 연매출 200억대 무역회사를 운영중입니다. 1년에 최소 1/3은 해외출장중입니다. 직원은 고작 5명입니다. 그 분들한테 영업자동화 이야기하면 웃습니다.
